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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3.천대(賤待) / 성철 스님.

신령기운 2010. 7. 28. 13:11


수도팔계(修道八戒)- 3.

 
      3. 천대(賤待) 천하에 가장 용맹스러운 사람은 남에게 질 줄 아는 사람이다. 무슨 일에든지 남에게 지고 밟히고 하는 사람보다 더 높은 사람은 없다. 천대받고 모욕받는 즐거움이여, 나를 무한한 행복의 길을 이끄는도다. 남에게 대접받을 때가 나 망하는 때이다. 나를 칭찬하고 숭배하고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나의 수도를 제일 방해하는 마구니이며 도적이다. 중상과 모략 등의 온갖 수단으로 나를 괴롭히고 헐뜯고 욕하고 해치고 괄시하는 사람보다 더 큰 은인은 없으니, 뼈를 갈아 가루를 만들어 그 은혜를 갚으려 해도 다 갚기 어렵거늘 하물며 원한을 품는단 말인가? 나의 공부를 방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해 주고, 참는 힘을 많이 복돋아 주어 도를 일취월장(日就月將)케 하여 주니, 그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을까? 칭찬과 숭배는 나를 타락의 구렁으로 떨어뜨리나니 어찌 무서워하지 않으며, 천대와 모욕처럼 나를 굳세게 하고 채찍질 하는 것이 없으니 어찌 은혜가 아니랴. 그러므로 속담에도 말하지 않았던가. '미운 자식 밥 많이 주고, 고운 자식 매 많이 때린다.'고 하니, 참으로 금옥(金玉)같은 말이다. 항상 남이 나를 해치고 욕할수록 그 은혜를 깊이 깨닫고, 나는 그 사람을 더욱 더 존경하며 도와야 한다. 한산과 습득스님이 천태산 국청사에 있으면서 거짓 미친 행동으로써, 모든 사람들의 모욕과 천대를 받고 있었다. 그 주의 지사가 성인인 줄 알고 의복과 음식을 올리며 절하니 한산과 습득스님이 크게 놀래어 외쳤다. '이 도적놈아, 이 도적놈아!' 그리고는 도망쳐 달아나서는 다시 세상에 보이지 않았다. 그리고 나옹스님은 남에게 대접받지 않고 미움과 괄시를 받기 위해서 일부러 도적질을 다 하였다. 이것이 공부인(工夫人)의 진실방편(眞實方便)이다. 최잔고목(嶊殘枯木) ! 부러지고 이지러진 마른 나무 막대기를 말함이다. 이렇게 쓸데없는 나무 막대기는 나무꾼도 돌아보지 않는다. 땔나무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. 불 땔 물건도 못되는 나무 막대기는 천지간에 어디 한 곳 쓸 곳이 없는, 아주 못쓰는 물건이니, 이러한 물건이 되지 않으면 공부인이 되지 못한다. 결국은 제 잘난 싸움마당에서 춤추는 미친 사람이 되고 말아서, 공부 길은 영영 멀어지고 마는 것이다. 그러므로 공부인은 세상에서 아무 쓸 곳이 없는 대낙오자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. 오직 영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희생해서 버리고, 세상을 아주 등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. 누구에게나 버림받는 사람, 어느 곳에서나 멸시당하는 사람, 살아나가는 길이란 공부 길 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.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불법 가운데서도 버림받은 사람, 쓸데없는 사람이 되지 않고는 영원한 자유를 성취할 수 없는 것이다. 천태 지자대사같은 최고의 고승도 죽을 때 탄식하였다. '내가 만일 대중을 거느리지 않았던들, 육근청정(六根淸淨)의 성위(聖位)에 들었을 것이다. 그러나 대중의 어른노릇 하느라고 오품범위(五品凡位)를 벗어나지 못하였다.' 지자대사같은 분도 이렇게 말씀하였거늘, 하물며 그 외 사람들이랴. [성철스님의 '수도자에게 주는 글'중에서] ■ 수도팔계(修道八戒)1. 절속(絶俗) 2. 금욕(禁慾) 3. 천대(賤待) 4. 하심(下心) 5. 정진(精進) 6. 고행(苦行) 7. 예참(禮懺) 8. 이타(利他) 억천만겁토록 생사고해를 헤매다가, 어려운 일 가운데도 어려운 사람 몸을 받고 부처님 법을 만났으니 '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꼬.' 철석같은 의지, 서릿발같은 결심으로, 혼자서 만 사람이나 되는 적을 상대하듯,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 언정 마침내 물러나지 않는다는 각오가 서야만 한다. 오직 영원한 해탈, 즉 '성불(成佛)을 위하여 일체를 희생한다'는 굳은 결의로써 정진하면 결정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. [성철스님의 '수도자에게 주는 글'중에서]

출처 : 가장 행복한 공부
글쓴이 : 여운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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